건강

건강

7월 식중독 1위 살모넬라, 범인은 '달걀'

 본격적인 무더위와 장마가 시작된 7월, 우리 식탁의 필수 식재료인 달걀과 닭고기가 식중독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온다습한 기후는 세균이 번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데, 특히 최근에는 그동안 식중독 원인 1위였던 노로바이러스를 제치고 살모넬라균이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했다. 살모넬라는 주로 닭의 장내에 서식하다가 분변을 통해 달걀 껍데기를 오염시키거나 산란 과정에서 내부로 침투한다. 이 때문에 달걀을 다루는 과정에서 껍데기의 세균이 내용물로 옮겨가거나 손과 조리기구를 거쳐 다른 음식으로 번지는 교차 오염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대규모 집단 감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많은 소비자가 달걀 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보관 전 물로 씻는 습관을 지니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식중독 위험을 키우는 위험한 행동이다. 달걀 껍데기에는 외부 세균의 침입을 막아주는 천연 보호막인 '큐티클'이 존재하는데, 물에 닿으면 이 막이 파괴되면서 껍데기 표면의 세균이 내부로 더 쉽게 침투하게 된다. 따라서 달걀은 구매한 상태 그대로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며, 꼭 세척이 필요하다면 조리 직전에만 최소한으로 씻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생을 위한 배려가 오히려 가족의 건강을 해치는 독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구매와 보관 단계에서의 세심한 주의도 필수적이다. 마트에서 달걀을 고를 때는 껍데기에 미세한 금이 가 있거나 손상된 제품은 세균 오염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구입한 직후에는 상온에 방치하지 말고 즉시 4℃ 이하의 냉장고 안쪽에 보관해야 살모넬라균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 상온에서는 균의 번식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기 때문에 조리 전이라도 식탁 위에 오래 두는 것은 금물이다. 신선도가 생명인 여름철에는 식재료의 온도 관리가 식중독 예방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여름철 달걀 섭취의 가장 안전한 방법은 노른자까지 완전히 익혀 먹는 '완숙'이다. 살모넬라균은 열에 매우 취약하여 중심 온도가 75℃인 상태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대부분 사멸한다. 최근 유행하는 반숙 달걀이나 덜 익은 지단은 균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커 여름철에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고령자, 임산부의 경우 살모넬라 감염 시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충분히 가열된 상태의 달걀만을 섭취하도록 식습관을 조절해야 한다.

 


개인위생과 조리 환경의 청결 유지도 교차 오염을 막는 핵심 고리다. 달걀을 만진 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 손에 묻어 있을 확률이 매우 높으므로, 반드시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손을 깨끗이 씻은 뒤 다른 식재료를 만져야 한다. 또한 칼과 도마 등 조리기구는 육류용과 채소용을 철저히 구분해 사용하고, 사용 후에는 열소독을 통해 잔존 세균을 제거하는 것이 안전하다. 주방 안에서의 작은 부주의가 즐거운 식사를 고통스러운 사고로 바꿀 수 있다는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식약처와 보건 당국은 7월 한 달간 대형 음식점과 급식 시설을 대상으로 달걀 취급 실태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각 가정에서의 실천이다. 달걀 세척 금지, 냉장 보관 엄수, 완전 가열 섭취라는 세 가지 기본 원칙만 지켜도 살모넬라 식중독의 위협으로부터 상당 부분 벗어날 수 있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당분간은 식재료 관리에 평소보다 두 배 이상의 주의를 기울여 건강한 여름을 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식중독은 예방이 최선의 치료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왕사남' 열풍에 군위 엄흥도 묘소 '북적'

화본리는 최근 영화 속 주인공 엄흥도의 자취를 확인하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이곳 산108번지에 자리한 엄흥도의 묘소는 단종의 시신을 거두면 삼족을 멸하겠다는 세조의 서슬 퍼런 엄명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왕의 마지막을 지켰던 한 충신의 절개를 묵묵히 증언하고 있다. 영화의 기록적인 흥행은 박제된 역사 속 인물이었던 엄흥도를 우리 곁의 생생한 영웅으로 불러내며 고요했던 산골 마을을 활기 넘치는 답사지로 변모시켰다.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엄흥도 묘'를 가리키는 이정표와 함께 성역임을 알리는 홍살문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안내판에 따르면 엄흥도는 영월 호장 시절 단종의 장례를 치른 뒤 후환을 피해 군위 등지에 은거하며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러 지역에 관련 유적이 흩어져 있지만, 학계에서는 군위의 묘소가 실제 묘역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영화를 통해 그의 삶을 접한 관객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묘소가 아니라, 불의에 굴하지 않고 인간의 도리를 다했던 한 남자의 고결한 선택을 마주하는 성소와 같은 공간이 되었다.답사객들을 위한 군위군의 세심한 배려도 눈길을 끈다. 가파른 계단 입구에는 방문객들이 지팡이로 사용할 수 있는 나뭇가지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어 산비탈을 오르는 수고를 덜어준다. 묘역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설치된 이정표와 정비된 탐방로는 영화 흥행 이후 급증한 인파를 수용하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을 짐작하게 한다. 묘소 앞에 서서 묵념을 올리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500여 년 전 단종이 겪었을 비극과 그 곁을 지켰던 엄흥도의 고독한 결단에 대한 경외심이 묻어난다.묘소 참배를 마친 뒤 발길을 옮기면 나타나는 화본역은 답사의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철길 주변의 수려한 풍광으로 이름난 이곳은 특히 25m 높이의 급수탑이 명물로 꼽힌다. 증기기관차 시대의 유물인 급수탑 내부는 한여름에도 냉장고처럼 시원한 공기를 머금고 있어 무더위에 지친 답사객들에게 최고의 휴식처가 된다. 탑 벽면에 새겨진 '석탄 절약'이라는 옛 구호들은 관객들을 영화 속 조선 시대를 넘어 근현대사의 시간 여행으로 안내하며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군위 화본리 답사는 단순히 영화의 배경지를 둘러보는 것을 넘어 지역의 문화유산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화본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국보로 지정된 '군위 아미타여래 삼존석굴'이 자리하고 있어 역사 탐방의 깊이를 더한다. 영화 한 편이 불러일으킨 관심이 잊혔던 충신의 삶을 조명하고, 나아가 주변 관광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대구 근교의 새로운 여행 코스를 완성한 셈이다. 지도를 펼쳐 들고 다음 행선지를 확인하는 답사객들의 표정에는 영화가 남긴 여운과 새로운 발견의 설렘이 교차한다.폭염과 폭우 예보가 오가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엄흥도의 묘를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던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군위의 산자락은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영화의 흥행이 지속되는 한, 단종을 향한 일편단심을 품고 숨어 살았던 엄흥도의 은거지는 시대를 초월한 충의의 상징이자 부산한 도심을 벗어난 이들의 쉼터로 더욱 사랑받을 전망이다. 군위군청이 새로 마련한 주차장에는 오늘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차량이 줄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