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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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오이의 반전, 혈압 낮추는 칼륨 폭탄

 무더위가 기세를 떨치는 8월의 식탁에서 투박한 생김새 뒤에 놀라운 반전을 숨긴 채소가 주목받고 있다. 누렇게 익은 껍질 때문에 ‘늙은 오이’라 불리는 노각은 조선오이를 충분히 성숙시켜 수확한 우리 전통의 식재료다. 일반 오이보다 서너 배나 굵고 묵직한 몸집을 자랑하는 노각은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맛과 영양을 가득 채운다. 예전만큼 밥상에 자주 오르지 않아 잊혀가는 듯했으나, 최근 건강한 다이어트와 체내 독소 배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름철 ‘해독 밥상’의 주인공으로 화려하게 귀환하고 있다.

 

노각의 가장 압도적인 장점은 체중 관리에 최적화된 영양 성분 구성에 있다. 전체 성분의 98%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열량은 100g당 고작 4kcal에 불과해 섭취량에 대한 부담이 거의 없다. 땀 배출이 많아 탈수 위험이 큰 여름철에 노각을 섭취하는 것은 물을 마시는 것만큼이나 효과적인 수분 보충 방법이 된다. 특히 식이섬유와 수분이 결합하여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주기 때문에, 식사 때 반찬으로 곁들이면 자연스럽게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영양학적으로 노각은 체내 나트륨을 몰아내는 ‘천연 청소부’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풍부하게 함유된 칼륨 성분은 혈압 조절을 돕고 심혈관 질환 예방에 기여하는 핵심 영양소다. 평소 찌개나 면 요리 등 짠 음식을 즐기는 한국인의 식습관에서 노각은 나트륨 배출을 촉진해 식단의 균형을 맞춰주는 완충지대가 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칼륨 섭취량을 고려할 때, 노각 한 접시만으로도 상당 부분의 권장량을 채울 수 있어 여름철 혈관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이라 불릴 만하다.

 

좋은 노각을 고르는 요령은 크기보다 내실에 집중하는 것이다. 껍질이 고르게 황갈색을 띠며 윤기가 흐르는 것이 신선하며, 손으로 들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들어야 속의 수분이 꽉 차 있다는 증거다. 표면을 눌렀을 때 단단함이 느껴지는 것을 선택해야 아삭한 식감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반면 꼭지가 지나치게 말라 있거나 껍질에 상처가 많은 것은 수분이 빠져나가 과육이 질길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노각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손질 과정에서 씨와 속 부분을 과감히 제거하는 것이 관건이다. 일반 오이보다 씨가 크고 물렁한 속 부분이 많아, 이를 제대로 긁어내지 않으면 무침을 했을 때 물이 생겨 식감이 금세 나빠진다. 껍질을 벗긴 후 숟가락으로 속을 말끔히 파내고 소금에 살짝 절여 물기를 꽉 짜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렇게 준비된 노각은 고추장보다는 고춧가루와 식초를 활용해 가볍게 무쳐내면 나트륨 부담은 줄이면서도 노각 특유의 시원한 맛을 온전히 살릴 수 있다.

 

무침 외에도 노각은 다양한 조리법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들기름에 살짝 볶아 들깻가루를 입히면 고소한 별미가 되고, 미역과 함께 시원한 냉국으로 만들면 갈증을 해소하는 최고의 여름 음식이 된다. 무가 맛이 없는 한여름에는 노각을 얇게 썰어 물김치 재료로 활용하면 무보다 훨씬 아삭하고 산뜻한 국물 맛을 낼 수 있다. 뙤약볕을 견디며 익어간 노각의 단단한 과육은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동시에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 자연의 선물이다.

 

 

 

통영 가면 꼭 봐야 할 낙조, 달아공원 새 단장

다 위에 드리운 은은한 달빛이 아름다워 예부터 문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명소다. 이곳은 통영 내에서도 낙조가 가장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 있어, 해 질 녘이면 수평선 너머로 저무는 태양을 배웅하려는 여행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맑은 날 이곳에서 마주하는 일몰은 다도해의 섬들 사이로 붉은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장관을 연출하며 보는 이의 가슴을 뜨겁게 달군다.최근 달아공원은 국립공원공단과의 협력을 통해 대대적인 새 단장을 마쳤다. 지난해 말 완료된 전망대 정비 사업은 기존의 시야 방해 요소를 제거하고 전망 데크의 높이를 상향 조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덕분에 방문객들은 사량도와 욕지도 등 남해의 보석 같은 섬들을 가로막는 것 없이 한눈에 담을 수 있게 됐다. 탁 트인 시야 확보로 인해 낙조의 몰입감은 한층 깊어졌으며, 이는 곧 통영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차별화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해가 완전히 수평선 아래로 몸을 숨기면 통영의 중심부인 강구안은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기 시작한다. 낮 동안 활기 넘치던 항구는 밤이 깊어짐에 따라 화려한 빛의 옷으로 갈아입는다. 바다 위에 정박한 거북선과 판옥선은 은은한 조명을 받아 고요하면서도 위엄 있는 호국의 자태를 뽐낸다. 과거의 역사적 상징물들이 현대적인 조명 예술과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강구안의 밤 풍경은 통영만이 가진 독특한 서사를 시각적으로 완성한다.강구안의 야경이 이토록 입체적으로 변모한 데는 통영시의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되었다. 약 80억 원 규모의 야간 경관 개선 사업을 통해 강구안 일대는 빛의 예술 공간으로 거듭났다. 특히 바다를 가로지르는 보도교인 ‘강구안 브릿지’는 이번 사업의 백미로 꼽힌다. 럭비공을 반으로 자른 듯한 유려한 곡선미를 자랑하는 이 다리는 밤마다 무지갯빛 조명을 내뿜으며 바다 위에 환상적인 빛의 길을 만들어낸다. 다리 위를 거닐며 감상하는 항구의 야경은 여행자들에게 잊지 못할 낭만을 선사한다.빛의 개선은 단순히 시각적 즐거움에 그치지 않고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야간 경관이 화려해지면서 강구안 주변 상권은 밤늦게까지 활기를 띠고 있으며, 체류형 관광객의 비중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통영시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야간 관광 특화 도시로서의 브랜드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자연이 주는 선물인 낙조와 인간이 빚어낸 빛의 예술인 야경이 조화를 이루며 통영은 명실상부한 '빛의 도시'로 자리매김했다.달아공원에서 시작된 붉은 감동은 강구안의 화려한 조명으로 이어지며 통영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다. 낮보다 아름다운 밤을 선사하는 통영의 변신은 올여름 휴가객들에게 완벽한 힐링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붉게 물든 바다와 무지갯빛 항구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통영의 빛의 이중주는, 일상을 떠나온 이들에게 가장 화려하고도 따뜻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