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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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km 빗나간 폭탄... 조종사 '키보드 실수'가 빚은 포천 참사의 진실

 경기 포천시에서 발생한 KF-16 전투기의 민간 오폭 사고는 조종사의 치명적인 실수로 인한 '대형 인재(人災)'로 밝혀졌다. 공군은 사고기 조종사가 비행 임무 전 표적 좌표를 잘못 입력하고, 이후 여러 차례 확인 절차를 소홀히 한 결과 민간 지역에 폭탄을 투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군 파일럿 출신 예비역 장교는 "일어날 수도 없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조종사의 중대 과실"이라고 강조했다.

 

사고는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 일대에서 진행된 한미 연합 실사격 훈련 중 발생했다. 훈련에 참가한 공군 전투기 10여 대 중 KF-16 전투기 2대가 훈련장 상공 진입 직전 갑자기 MK-82 폭탄을 지상에 투하했다. 각각 4발씩 총 8발의 폭탄이 투하된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일대는 귀를 찢는 폭음과 거대한 포연으로 뒤덮여 전쟁 상황을 방불케 했다.

 

공군 관계자에 따르면, 1번기 조종사가 비행 준비 과정에서 잘못된 좌표를 입력한 것으로 진술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표적이 설치된 훈련장에서 남쪽으로 약 8km나 떨어진 민간 지역에 폭탄을 잘못 투하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이 지역은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30여 km 떨어진 지점으로, 만약 북한 측에 잘못 투하됐을 경우 남북 간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공군의 설명에 따르면, 조종사는 출격 전 휴대용 저장장치에 키보드로 표적 좌표를 미리 입력해 둔다. 이후 전투기에 탑승해 저장장치를 기체에 장착하면 입력된 좌표가 전투기 시스템에 설정되는 방식인데, 이 과정에서 타이핑 실수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조종사는 이 과정에서 입력된 좌표의 정확성을 확인해야 하고, 비행 중에도 이를 거듭 확인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또한 좌표 지점에 도착하면 육안으로 표적을 확인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최소 세 차례 이상 표적 좌표를 확인해야 했지만, 이러한 안전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군 관계자는 "1번기 조종사가 실수로 잘못 입력한 좌표를 바로잡을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부주의 등으로 이를 놓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편대에 속한 2번기 조종사는 좌표를 제대로 입력했으나, 동시 투하 훈련이었기 때문에 1번 조종사를 따라 폭탄을 투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조종사 모두 위관급으로, 각각 400시간, 200시간 이상의 비행 경험을 보유하고 있었다. KF-16은 조종사 한 명만 탑승하는 기종이다. 군은 현재 조종사들의 음주 여부나 건강 상태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항공기 관제 시스템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두 전투기는 정상 투하 경로에서 벗어났고, 이는 레이더에도 포착됐다고 한다. 항공기 관제를 통해 예정 항로를 이탈한 두 전투기에 경로 이탈 경고를 했다면 오폭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공군은 "계획 경로에서 다소 벗어난 것은 맞지만, 크게 차이가 드러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훈련 중인 공군 전투기의 오폭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다. 2004년 공군의 F-5B 전투기가 충남 보령시에서 연습용 폭탄을 오폭한 사례가 있으나, 당시에는 인명 피해가 없었다.

 

이번 사고는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국방부 장관 등 주요 군 지휘부의 공석 및 대행 체제가 장기화되는 등 군 내부의 어수선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고조되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동맹 청구서' 예고 등 중대한 안보 위기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오폭 사고는 군의 기강 해이로 국민들에게 비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공군은 전투기 오폭 사고가 발생하고 1시간 30여 분이 지나서야 관련 사실을 공개했다. 공군 관계자는 발표 지연에 대해 "지상과 공중에서 다량의 실사격 훈련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이었고, 이상 징후는 즉시 감지했으나 공군 탄약의 오폭 여부 등 정확한 상황 확인이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투기 오폭으로 인한 인명 피해 상황에서 신속한 정보 전파와 사후 대처가 지체된 것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산 8개구를 발로 정복한다! 무박 2일 56km 걷기 도전 어때요?

수욕장까지 이어지는 56km 대장정 '오륙도 투나잇'이 시작된다. 무박 2일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부산의 숨은 매력을 발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오륙도 투나잇' 풀코스는 부산 서쪽의 다대포해수욕장을 출발점으로 삼아 대저생태공원과 금정산성 고갯길을 거쳐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마무리된다. 이 코스는 부산갈맷길 2, 4, 6, 8코스를 포함하며, 사하구, 강서구, 북구, 금정구, 동래구, 연제구, 수영구, 해운대구 등 부산 8개 구를 관통한다. 완주하면 다음 날인 30일 오전 9시에 도착하게 되는 일정이다.'갈맷길'은 부산 전역에 조성된 걷기 좋은 탐방로를 일컫는 말로, 부산의 상징인 '갈매기'와 '길'을 합친 이름이다. 여기서 '갈매'는 순우리말로 '깊은 바다'라는 의미도 담고 있어, 부산의 지리적 특성을 잘 반영한다. 바다를 걷다 보면 어느새 산길로 접어들고, 산을 벗어나면 강변을 만나는 부산만의 독특한 지형적 매력을 갈맷길은 고스란히 담고 있다.부산은 예로부터 산과 강, 바다와 온천을 모두 품고 있는 '사포지향(四抱之鄕)'으로 불려왔다. 이번 걷기 행사는 이러한 부산의 다채로운 자연환경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특히 밤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는 걷기 여정은 낮에는 볼 수 없는 부산의 야경과 새벽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체력이나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참가자들을 위해 난이도가 다른 코스도 마련되어 있다. 풀코스와 동일하게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출발하지만, 목적지가 다른 '하프 코스'(22km)와 '노을걷기 코스'(7km)가 준비되어 있다. 하프 코스는 강서구 대저생태공원까지 낙동강의 생태를 체험하며 걷는 코스로, 중간 난이도의 도전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초보자들을 위한 노을걷기 코스는 사하구 신평역까지 걸으며 다대포해수욕장의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참가자들에게도 인기가 높다.각 코스별로 완주자에게는 완보증(완보인증서)과 와펜 등 기념품이 제공되며, 식사와 간식도 준비되어 있다. 참가비는 코스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어 있는데, 풀코스는 3만 원, 하프코스는 2만 원, 저녁노을 코스는 5000원이다.참가를 원하는 시민들은 오는 21일까지 '걷고싶은부산' 또는 '부산걷는길연합'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및 접수를 완료해야 한다. 주최 측은 완보증 사전 제작 등의 이유로 현장 신청은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부산의 밤하늘 아래 56km를 걸으며 도시의 숨결을 느끼는 이 특별한 행사는 도보 여행의 매력에 빠진 이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질녘 다대포의 낙조를 시작으로 부산의 밤과 새벽을 온몸으로 느끼며 걷는 여정, '오륙도 투나잇'이 부산의 새로운 걷기 문화를 만들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