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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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비밀정원, 나만 알고 싶은 숲길 4선 공개

 봄기운이 완연해지는 3월,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풀어줄 국내 명품 산책길을 소개한다. 역사적 인연이 깃든 남도의 길부터 도심 속 숨은 휴식처, 그리고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서해안의 비경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네 곳의 트레킹 코스를 둘러보자.

 

전라남도 강진에 위치한 바스락길 1코스 '인연의 길'은 강진 백련사에서 시작해 해남 대흥사까지 이어지는 총 37.4km의 장거리 트레킹 코스다. 특히 봄철에 추천하는 구간은 백련사에서 다산초당과 석문공원을 거쳐 도암면 소재지에 이르는 1코스다.

 

이 길의 이름은 19세기 초 다산 정약용 선생이 이 오솔길을 통해 백련사의 혜장선사와 나눈 아름다운 우정과 학문적 교류에서 유래했다. 두 위인의 '인연'이 깃든 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백련사로 오르는 길 양쪽으로는 동백나무가 우거져 있어, 3월이면 붉은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탐방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이 코스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10여 년의 유배 기간 동안 무려 500여 권의 책을 저술한 다산초당은 역사적 의미가 깊은 장소다. 또한 '남도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석문공원의 아름다운 경관도 놓칠 수 없다. 만덕산과 석문산을 연결하는 구름다리는 '사랑플러스'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데, 이는 석문산 바위에 전해오는 전설에서 따온 것으로 '사랑이 넘쳐 구름 위에 서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방문하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강원도 원주시의 주거밀집지역인 명륜동과 무실동 사이에 자리 잡은 중앙근린공원 숲속둘레길은 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숨은 보석 같은 장소다. 시청로와 무실로 등 주요 도로와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도시 생활에 지친 시민들이 언제든지 쉽게 찾아와 자연의 품에 안길 수 있다.

 

이 둘레길의 중심에는 용화산이 있으며, 산 능선으로 향하는 길을 '마루길'이라고 부른다. 상수리나무와 아까시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 도심 속에서도 깊은 숲속을 탐험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산 둘레를 따라 조성된 '풍경길'은 완만한 오솔길과 데크길로 이루어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곳곳에 휴게 쉼터가 마련되어 있으며, 보행이 어려울 수 있는 구간에는 야자매트를 깔아 안전성을 높였다. 특히 초여름이 되면 길을 따라 심어진 이팝나무가 하얀 꽃을 피워 둘레길 전체를 새하얀 꽃길로 변모시키는 장관을 연출한다. 이러한 아름다움과 접근성, 편의성을 인정받아 산림청이 선정한 '걷기 좋은 명품숲길 30선'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부산의 백양산 나들숲길은 총 10개 구간으로 이루어진 도심 속 숲길이다. 전체적으로 경사가 완만하고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등산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코스로 유명하다.

 


특히 '2구간 새암길 코스'는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인스타그램 등 SNS 사진 촬영 명소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어린이대공원 입구에서 출발하여 성지곡수원지, 편백숲, 백양산 바람고개 등을 거치는 이 코스는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하다.

 

이 코스의 주요 명소 중 하나인 선암사는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로, 국선 화랑도가 모여 수련했던 역사적인 장소다. 도시 한복판의 산책로에서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사찰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이 코스만의 특별한 매력이다.

 

또한 100년 이상의 세월을 견뎌온 편백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편백나무 숲은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편백나무에서 발산되는 피톤치드는 심신의 안정과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도시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자연의 치유력을 선사한다.

 

전라북도 군산의 구불7길 신시도는 본래 섬이었으나, 총 길이 33.4km에 달하는 세계 최장 새만금방조제의 건설로 육지와 연결되어 이제는 많은 관광객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신라 초기부터 사람들이 거주했다고 전해지며, 신라의 대학자 최치원 선생이 이곳에서 학문을 닦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온다.

 

신시도길은 섬의 주봉인 월영산(199m)을 중심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주로 섬의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다. 원한다면 월영재를 따라 월영산 정상까지 올라볼 수도 있다. 월영산 고개를 넘어가면 새만금방조제의 배수관문을 통해 바닷물이 드나드는 장관을 목격할 수 있는데, 자연과 인공구조물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풍경이 인상적이다.

 

몽돌해수욕장을 지나 대각산 방향으로 더 걸어가면 고군산군도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섬 곳곳에는 난대림 식물들이 자라고 있으며, 봄철에는 숨어 있는 동백꽃들이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다와 산, 그리고 역사가 어우러진 신시도는 봄철 트레킹 코스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이렇게 소개한 네 곳의 트레킹 코스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역사적 인연이 깃든 강진의 '인연의 길', 도심 속 휴식처인 원주의 '숲속둘레길',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부산의 '새암길 코스', 그리고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군산의 '신시도길'까지, 봄기운과 함께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국내 명품 산책길들을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부산 8개구를 발로 정복한다! 무박 2일 56km 걷기 도전 어때요?

수욕장까지 이어지는 56km 대장정 '오륙도 투나잇'이 시작된다. 무박 2일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부산의 숨은 매력을 발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오륙도 투나잇' 풀코스는 부산 서쪽의 다대포해수욕장을 출발점으로 삼아 대저생태공원과 금정산성 고갯길을 거쳐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마무리된다. 이 코스는 부산갈맷길 2, 4, 6, 8코스를 포함하며, 사하구, 강서구, 북구, 금정구, 동래구, 연제구, 수영구, 해운대구 등 부산 8개 구를 관통한다. 완주하면 다음 날인 30일 오전 9시에 도착하게 되는 일정이다.'갈맷길'은 부산 전역에 조성된 걷기 좋은 탐방로를 일컫는 말로, 부산의 상징인 '갈매기'와 '길'을 합친 이름이다. 여기서 '갈매'는 순우리말로 '깊은 바다'라는 의미도 담고 있어, 부산의 지리적 특성을 잘 반영한다. 바다를 걷다 보면 어느새 산길로 접어들고, 산을 벗어나면 강변을 만나는 부산만의 독특한 지형적 매력을 갈맷길은 고스란히 담고 있다.부산은 예로부터 산과 강, 바다와 온천을 모두 품고 있는 '사포지향(四抱之鄕)'으로 불려왔다. 이번 걷기 행사는 이러한 부산의 다채로운 자연환경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특히 밤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는 걷기 여정은 낮에는 볼 수 없는 부산의 야경과 새벽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체력이나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참가자들을 위해 난이도가 다른 코스도 마련되어 있다. 풀코스와 동일하게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출발하지만, 목적지가 다른 '하프 코스'(22km)와 '노을걷기 코스'(7km)가 준비되어 있다. 하프 코스는 강서구 대저생태공원까지 낙동강의 생태를 체험하며 걷는 코스로, 중간 난이도의 도전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초보자들을 위한 노을걷기 코스는 사하구 신평역까지 걸으며 다대포해수욕장의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참가자들에게도 인기가 높다.각 코스별로 완주자에게는 완보증(완보인증서)과 와펜 등 기념품이 제공되며, 식사와 간식도 준비되어 있다. 참가비는 코스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어 있는데, 풀코스는 3만 원, 하프코스는 2만 원, 저녁노을 코스는 5000원이다.참가를 원하는 시민들은 오는 21일까지 '걷고싶은부산' 또는 '부산걷는길연합'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및 접수를 완료해야 한다. 주최 측은 완보증 사전 제작 등의 이유로 현장 신청은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부산의 밤하늘 아래 56km를 걸으며 도시의 숨결을 느끼는 이 특별한 행사는 도보 여행의 매력에 빠진 이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질녘 다대포의 낙조를 시작으로 부산의 밤과 새벽을 온몸으로 느끼며 걷는 여정, '오륙도 투나잇'이 부산의 새로운 걷기 문화를 만들어갈 것으로 보인다.